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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이야기

소리바다 처방전이 필요하다.

몸이 아플 때 우리는 흔히 약국을 찾습니다.
예전에는 약사가 상담과 함께 직접 조제를 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의사의 처방전이 없이는 구입할 수 없는 약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 것입니다.

지금의 소리바다 사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P2P서비스의 오용과 남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런 처방전 없이 수많은 네티즌들이 P2P라는 달콤한 유혹에 취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당연히 그 부작용은 심각하지요. 그렇다고 P2P만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자료공유 서비스로는 웹하드, P2P, 메일, 메신저, 카페, 블로그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 방송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겠네요.(참고로 개인들이 개설한 방송국에서 들려오는 음악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조차 없습니다.)

이중 P2P, 거기서도 소리바다가 계속해서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오.남용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마약과도 같이 소리바다의 환상적인 맛에 취해 계속해서 중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소리바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적당한 시간과 복용량을 지킬 때 제대로된 효과가 나는 것처럼 소리바다 역시 그 유용성에 걸맞는 사용규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처럼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리바다를 계속 이용하도록 방치한다면 결국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것을 이용한 누리꾼들이 지게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소리바다 문제를 온라인 음악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와중에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 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인 것 같네요.


MS나 아마존같은 거대 IT기업들이 온라인 음악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한 마당에 국내에서는 아직도 권리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장되고 있는 아이디어가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더이상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계속해서 소모적인 논쟁만을 할 것이 아니라 각 이해당사자와 정부의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소리바다의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확실한 처방전이 없다는 점이지요.

우선 최소한의 처방전을 바탕으로 이용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권리자들은 그 방법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를 해야 합니다.

소리바다는 권리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법의 틀 안에서 소리바다가 이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정부는 음악산업의 기본규칙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을 중재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서로 자신들의 주장만을 반복하는 논쟁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지 우리는 그 동안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소리바다 논쟁에서 벗어나 국내 음악산업이 아닌 세계인을 상대로 서비스할 수 있는 음악사업모델을 찾아야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조금만 양보하고 멀리본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권리자, 사업자, 이용자 모두 행복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